2025년 10월, 홍콩 증시에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가 상장됐다. 국내엔 없는 상품이었다. 한국 투자자들의 돈이 이 상품을 사러 국경을 넘었고, 아홉 달 만에 운용 규모는 130억 달러로 불었으며 연 환산 수익률은 270%에 달했다. 그해 말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있었고, 한국은행은 해외 투자로 빠져나가는 달러를 그 배경 중 하나로 지목했다. 2026년 4월 28일, 이 상품을 국내에서 팔 수 없게 막던 시행령 조항이 개정됐다. 5월 27일, 국내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됐다. 그리고 약 7주 뒤인 7월 16일, 정부는 이 상품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 7주 남짓한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건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40%를 차지한 날이 있었다.

원래는 팔 수 없는 상품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특정 종목 하나의 주가 등락폭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다. 국내 ETF 규정은 원래 한 상품이 특정 종목 하나에 자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몰아넣을 수 없도록 분산 요건을 두고 있었다. 이 요건이 있는 한, 지수가 아니라 종목 하나만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구조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었다. 지난 4월, 이 분산 요건이 시행령 개정으로 완화되면서 단일종목을 그대로 추종하는 상품이 열렸다. 이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잇따라 상장됐고, 이 상품들의 시가총액은 상장 한 달 만에 4조 9,900억 원에서 14조 9,000억 원으로 늘었다.

위험한 것은 배수가 아니다

2배라는 배수 자체를 문제 삼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2배는 한국만의 숫자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수는 사실상 2배가 상한이고, 2025년 12월에는 미국 금융당국이 오히려 3~5배 신상품 승인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문을 여는 사이 미국은 문을 좁히고 있었던 셈이다. 홍콩 역시 최대 2배로 배수를 묶는다. 배수만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 표준을 따랐을 뿐이다.

다르게 봐야 할 지점은 배수가 아니라 그 배수가 얹힌 대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은 6월 말 기준 코스피 지수 비중의 약 60%를 차지한다. 나스닥에서 엔비디아와 애플 두 종목의 비중이 20% 안팎, 닛케이에서 도요타와 키옥시아 두 종목의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의 집중도는 유독 두드러진다. 같은 2배를 이들 시장 가운데 가장 쏠린 두 종목에 얹었다는 것, 이것이 한국의 특수한 지점이다.

미국과 홍콩이 급성 위기를 피한 이유도 배수가 아니라 여기에 있다. 미국은 레버리지가 걸린 종목이 여럿으로 나뉘어 있어, 비중이 가장 큰 종목들을 합쳐도 20% 안팎에 그친다. 홍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하면서도 유동성이 큰 대형주로 대상을 한정하고, 발행사 자격 요건과 상시 모니터링, 자동 정지 장치를 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넣었다. 허용 여부가 아니라 안전장치와 시장 집중도의 차이가 갈랐다.

마찰이 없는 상품에 쏠렸다

여기서 물어야 할 것은 배수도, 상품의 합법성도 아니다. 왜 하필 이 상품에 자금이 이렇게 빠르게, 이렇게 크게 쏠렸는가다.

신용융자로 주식을 사거나, 레버리지 ETF를 사거나, 워런트를 사거나 — 같은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방법은 여러 갈래다. 신용융자는 계좌를 따로 열고 담보를 유지해야 하며, 담보 비율이 무너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된다. 이런 절차와 압박이 자금의 유입 속도를 눌러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다른 주식과 똑같이 증권 계좌에서 한 번에 사고팔 수 있다. 계좌 개설도, 담보 관리도, 반대매매 압박도 없다.

이 마찰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들었다. 상장 후 약 3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8조 2,000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7월 14일에는 두 종목의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거래대금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40%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한 종목의 6월 거래대금은 84조 원으로, 국내 최대 ETF였던 코스피200 추종 상품을 제치고 거래대금 1위에 올랐다. 신용융자 잔고도 같은 기간 늘긴 했다. 그러나 신용융자에는 계좌와 담보라는 마찰이 있었기에 이런 속도의 쏠림은 나지 않았다. 마찰이 없는 곳에서만, 규제가 유일한 브레이크였던 곳에서만 이런 쏠림이 났다.

규제는 왜 여기서만 풀렸나

이 지점에서 물어야 할 본질이 있다. 막아야 했던 것은 레버리지라는 도구였나, 아니면 그 도구가 가장 집중된 종목에 가장 쉽게 닿도록 문을 연 설계였나.

법적으로 보면 이 상품이 뚫고 들어온 문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 원칙은 판매업자가 투자자에게 상품을 ’권유’할 때 발동한다. 투자자가 스스로 검색해 사는 자발적 매수에는 애초에 이 원칙이 붙지 않는다.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고난도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할 만하지만, 시행령은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가 직접 매매하는 상품을 이 정의에서 제외한다. 상장 상품이고 자발적 매수라는 같은 특징이, 권유 기반의 적합성 원칙과 고난도상품에 붙는 녹취·숙려 절차를 동시에 비껴가게 한다. 남은 진입 장치는 거래소가 정한 기본예탁금과 교육 시간뿐이었다.

정부에게 상품 판매 자체를 제한할 권한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제한명령권이 그것이나, 실제로 발동된 전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미 물린 투자자가 많은 상태에서 이 도구를 꺼내 들면 상품을 강제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 손실이 곧바로 확정되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도구가 아예 없었다기보다 지금 이 시점에 쓰기는 어려운 도구였다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남은 것은 현금 문턱뿐이다

7월 16일 대책은 이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는 분산 요건을 되살리지도, 위에서 말한 판매제한명령권을 발동하지도 않았다. 대신 기본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리고, 이를 전액 현금으로만 채우도록 했으며, 새 레버리지·인버스·커버드콜 상품의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이미 상품을 보유한 투자자에게도 추가 매수 시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만, 기존 보유분 자체를 되돌리지는 않는다.

이 대책이 묻는 것은 투자자가 이 상품의 위험을 이해하는지가 아니다. 3,000만 원이 있는지다. 위험을 걸러내는 심사가 아니라, 현금 3,000만 원이 있느냐로 막은 것이다. 정치권과 여론 일각에서는 아예 상장폐지 수준의 강한 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남은 선택지가 예탁금 인상 정도로 좁아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편 이 쏠림이 시장의 등락을 전부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 시장분석기관은 이 시기 두 종목의 변동성 확대를 인공지능·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로 설명하며, ETF 자체의 리밸런싱 거래량은 두 종목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2% 안팎에 그쳤다고 짚었다. 상품이 시세를 만든 진원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그 정도의 거래량이라도 매도가 몰리는 국면에서는 낙폭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다음 규제는 어느 쪽으로 갈까

사전 규율은 세워둘 때 세워야 한다. 한 번 풀고 상품이 몸집을 키우고 나면, 그다음엔 손에 쥘 수 있는 도구가 많지 않다. 오늘의 현금 3,000만 원은 규제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사전에 세워야 할 규율을 스스로 걷어낸 뒤엔 그것 말고 쥘 수 있는 도구가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대책이 나온다면 그 방향이 신호가 될 것이다. 현금 문턱을 한 번 더 올리는 데 그칠지, 아니면 종목 집중도나 투자자 이해도를 실제로 심사하는 쪽으로 옮겨갈지, 잠정 중단된 상장이 아예 영구 규칙으로 굳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또 다른 친숙한 상품에 이번과 같은 문이 열리는지. 그 신호들을 같이 지켜보도록 하자.